투표가 '대학'을 바꾼다.
이동희(희망블로거 1기)
지난 4월 11일 아침부터 봄비가 내리기 시작했지만 동네 초등학교나 동사무소 등 투표장으로 걸어가는 길에는 부모님, 형·언니, 동생들이 행렬을 이루었다. 총선 몇 주 전부터 SNS와 인터넷 상으로 유명 인사들의 투표율 70% 이색공약들이 다양하게 퍼져나갔고 어느 때의 총선보다 시민들의 이목은 집중되었고 관심도 크게 느껴졌다.
높은 투표율을 기대했던 필자 생각과는 달리 총 투표율 54.3%로 마무리 되었다. 하지만 주목해야 할 점은 방송 3사의 출구조사를 분석한 결과 서울지역의 20대 투표율이 64.1%로 집계되었다. 전국을 기준으로 20대의 총 투표율이 45.0%로 나타난 것을 미루어볼 때 서울 20대 투표율은 압도적인 수치다. 그렇다면 서울에서만 20대의 투표율이 이렇게 높게 나타날 수 있었던 이유는 무엇일까? 여러 가지 이유들이 있겠지만 지난 해 10ㆍ26 서울시장 재보궐선거에서 박원순 서울 시장을 배출한 뒤 “투표하면 바뀐다”는 확신을 심어주었다는 것이다. 서울시립대 국어국문학과의 한 학생은 “투표를 해도, 반값 등록금이 실현이 2~3년은 걸릴 줄 알았다”며 “믿기지 않는 경험이었다”고 설명했다.
지금까지 후보들의 선거공약들은 그 때만의 달콤한 유혹에만 그치고 이런저런 이유로 시간만 끌다 잊혀 지는 경우가 비일비재했다. 그러나 박원순 시장 당선직후 반값 등록금 공약을 지키는 모습을 보여주었고 대학생들 사이에 투표를 통해 여러 가지 대학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는 여론이 형성되었고 이는 바로 투표율로 나타났다.
그리고 또 다른 이유로 대학생들의 등록금, 취업, 교육 문제 등이 개인의 노력이나 능력의 문제가 아니라 구조적이고 정치적인 문제였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는 것이다. 나는 꼼수다, 나는 꼽사리다 등 팟캐스트 방송이 기득권층을 지지하는 주류 언론에 대항하는 대안언론으로써의 역할을 충실히 수행했고 이에 대학생들이 현 정권의 비리나 비정상적인 사회구조적의 문제의식을 가지게 되었다는 것도 중요하다고 볼 수 있다.
투표율의 증가는 투표가 사회를 변화시키는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것을 깨달은 대학생들이 수동적인 대학생에서 능동적인 대학생들로 바뀌어 가고 있다는 것을 증명하는 증거인 셈이다. 지금까지의 총선에서 20대의 투표율이 점점 낮아지다가 올해 19대 총선에 들어 급상승 했다.
※ 총선 20대 투표율
14대총선 (1992년) - 56.9% (총 투표율 71.9%) - 당시 20대는 현재 40~49세
15대총선 (1996년) - 44.3% (총 투표율 63.9%) - 당시 20대는 현재 36~45세
16대총선 (2000년) - 36.8% (총 투표율 57.2%) - 당시 20대는 현재 32~41세
17대총선 (2004년) - 37.1% (총 투표율 60.6%) - 당시 20대는 현재 28~37세
18대총선 (2008년) - 28.1% (총 투표율 46.1%) - 당시 20대는 현재 24~33세
19대총선 (2012년) - 45.0% (총 투표율 54.3%)
20대의 투표율이 늘긴 했지만 아쉬운 점은 서울 지역에서만 한정적으로 투표율이 높게 나타났다는 것이다. 서울의 대학생들에 비하면 지방의 대학생들은 대학이슈나 정치에 이해도나 관심이 부족하다는 것이다. 촛불집회나 반값등록금 시위 등을 서울 대학생들은 쉽게 보거나 느끼고 주위 친구들과 토론을 할 수 있는 분위기가 형성되어 있지만 지방의 대학생들은 문화적으로나 거리적으로나 그런 시위들을 접하기 어려울 뿐더러 사회적 이슈에 대해 토론을 하는 분위기가 잘 형성되어 있지 않기 때문에 거부감을 느끼고 이해도가 떨어질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실제 트위터 주요 이용자는 수도권의 젊은층인데 전체 트위터 이용자 중 51.5%가 수도권 이용자이다.
사실 지금까지 여러가지 컨텐츠들이 수도권에 집중되는 현상으로 지방의 대학생들은 목이 말라가고 있다. 모든 것들이 수도권에 집중화 되는 현상을 지방으로 분산화 시킬 필요가 있을 것이고 지방의 대학생들도 소모임이나 작은 카페를 운영함으로써 우리 사회에 문제를 인식하고 가깝게는 대학문제를 꼬집고 멀게는 사회적 문제에 자기 목소리를 낼 수 있는 사람으로 성장시키는 기회의 장을 계속적으로 만들어가야 할 것 이다.
딴지일보 김어준 총수는 투표를 내 스트레스의 근원을 줄이려는 노력이라고 했다. 지금이라도 사회에 무관심한 친구들이 있다면 오랜만에 만나서 밥 한끼 하면서 이런저런 얘기를 해보자. 대학플랜 A 블로그 기자단 기사를 보여주자. 그들에게도 투표권을 행사함으로써 실생활의 스트레스를 줄일 수 있다는 것을 알려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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