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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블로거기사/희망블로거 1기 기사

[국민이설계하는대학운동] 원하는 대학의 정보를 원서접수 사이트에서 처음 본다?

원하는 대학의 정보를 원서접수 사이트에서 처음 본다?

"원서 쓸 때야 대학에 대해서 알게 된다"


김이삭 (희망블로거 1기)





대표적인 원서 접수 사이트 ‘진학사’의 초기화면


저번 기사에서는 ‘한국대학교육협의회’에서 운영하고 있는 ‘대학입학상담센터’의 무의미함을 알아보았으니, 이번에는 실질적으로 대학 정보를 얻는데 사용되고 있는 ‘원서 접수 사이트’를 살펴보도록 하자. 참 많은 학생들이 고등학교 3년 동안 한 번도 생각해보지 못한 대학을 자신의 모교로 가고 있는 상황에서 그들이 처음으로 모교가 될 학교의 정보를 알 게 되는 곳이 원서 접수 사이트이기 때문이다.



‘원서 접수’란 대학을 가기 위한 지원서를 내는 행위를 말한다. 즉, 여태까지 열심히 준비한 것들을 정리해서 대학에 ‘나 좀 뽑아주십시오’하고 내는 행위가 ‘원서 접수’이다. 요즘에는 대부분의 대학들이 원서 접수를 원서 접수 대행 사이트를 통해서 받고 있기 때문에 ‘우편 접수’가 가능한 학교가 아닌 이상 대학을 가기 위해서는 이 원서 접수 사이트를 거쳐야 한다.


진학사의 추천대학 화면


원서 접수라는 행위가 대학을 가기 위한 준비를 끝마친 상태에서 이뤄지는 만큼 상식적으로 생각해 볼 때 가고자 하는 학교에 대한 조사는 고등학교를 다니는 시절에 적어도 원서 접수를 생각하기 전에 끝나있어야 할 것 같다. 그래서 많은 고등학교에서는 학교생활 중간 중간 학생들이 선호하는 대학에 대한 탐방도 하고 그 대학들이 요구하는 요소들에 대해서 알려주고 있다. 하지만 실제로 한 고등학교에서 그 대학을 갈 수 있는 학생들은 상위권에 몇 명뿐이다. 대부분의 고등학생들이 이름을 잘 알고, 선호하는 대학은 서울에 있는 높은 입시 점수를 요구하는 학교들이기 때문이다. 나머지 학생들은 고등학교 생활 내내 들어보지도 못한 학교를 자신의 평생 모교로 선택한다. 그리고 이러한 기억은 많은 사람들이 평생 안고 지내야 하는 실패감으로 남는다.


진학사의 모의지원 화면


그럼 그들은 어떻게 그 대학생활 내내 들어보지도 못한 학교를 선택해서 들어가는가? 이것을 가능하게 해주는 것이 원서 접수 사이트의 추천 대학 서비스와 모의 지원 서비스이다. 이 때, 추천의 기준은 단 한 가지 밖에 없다. 바로 입시 성적이다. 물론 원하는 지역이나 계열은 선택할 수 있지만 정렬 기준은 성적 밖에 없다. 이 또한 원서 접수 사이트에서 자체적으로 조사한 배치표를 기준으로 지원 가능한 점수와 입력된 성적으로 산출된 입시 점수를 비교해서 이루어진다. 그리고 이 배치표를 만드는 성적 기준은 작년 입시 결과이다. 이것이 어떠한 결과를 만들어 낼까?



간단하다. 이는 웬만한 방법으로는 넘어설 수 없는 대학의 서열을 만들어낸다. 대학에서 등록금을 내려도, 아무리 대단한 교수님들을 초빙해도, 대학의 교수님이 아무리 열성적으로 학생을 가르쳐도 원서 접수하는 학생들은 모른다. 그들이 알 수 있는 것은 단 하나 그 대학에 지원하였을 때 붙을 수 있는 가능성이 있는 성적뿐이며, 이 또한 정확하지 않다. 압도적으로 높은 성적으로 지원하지 않는 이상, 대학 입시 결과는 그 누구도 장담할 수 없다. 어떤 학교인지, 등록금은 얼마인지, 분위기가 어떠한지, 어떠한 동아리가 있는지, 교수님은 어떤 성격이신지 원서 접수 사이트를 통해서야 대학을 보는 우리는 알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