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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블로거기사/희망블로거 1기 기사

[국민이설계하는대학운동] 이 영화를 주목하라, 세 얼간이(3 Idiots)

이 영화를 주목하라, 세 얼간이(3 Idiots)



이현주 (희망블로거 1기)




인도 최고 명문대 ‘임페리얼 공대’에 입학하며 자신들의 삶을 즐길 수 있는 진정한 꿈을 찾아 떠나겠다고 좌충우돌하는 세 얼간이들의 이야기, 공감을 쏟아내는 동시에 그네들의 행보에 보는 이마저 유쾌하다.






학교 기숙사에 막 도착한 왕초보 파르한은 신입생들에게 수치심과 고통을 안겨주는 신입생 환영회 준비에 함께 동참한다. 그러나 모든 신입생들이 괴롭고 낯선 환영회 준비를 하는 와중에, 혼자 딴짓을 하는 유일한 친구가 있었으니 그가 바로 룸메이트인 란초다. 신입생 환영회에 참가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기숙사 방 문에 오줌 싸는 선배를 신속하게 만든 장비로 감전시키며 통쾌한 복수를 시작으로 그는 교내에서 요절복통 범상치 않은 기질을 맘껏 표출한다.



인도 최고 임페리얼 공대에서 살아남은 졸업생들은 세계 유수의 회사에 취업함으로써 학교의 명성을 드높인다. 물론 그 명성은 학생들의 피땀 어린 공부와 노력이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다.



모두가 죽자사자 공부와 시험에 매달리는 와중에도 교장 딸의 마음을 흔들고, 모험심 가득한 저녁 만찬으로의 탐방 등 란초의 기행은 쉴 틈이 없다. 란초와 어울리는 파르한과 라주도 함께 얼간이짓에 동참하면서 그들은 ‘세 얼간이’라는 별명을 얻게 된다.





하지만 놀아도 성적이 잘 나오는 란초와 달리, 뒤에서 전교 2등인 파르한은 부모님의 간섭을 견뎌내야 했으며, 뒤에서 전교 1등인 라주는 찢어지게 가난한 집을 먹여 살려야 하는 부담을 지고 있었다. 서로의 입장에 차이가 생기면서, 세 얼간이들 사이에도 서서히 균열이 생긴다. 이때 성적에 부담을 느낀 학생이 갑작스레 자살하는 사건이 터지면서 학교는 큰 혼란의 소용돌이에 빠지기 시작한다.  적자생존의 정글이 되어버린 대학교의 현실에 직면해서 주인공 란초는 ‘진정한 호기심과 열정 없는 공부가 과연 중요한가?’라고 모두가 성적에 목을 매고 있을 때  끊임없이 되묻는다. 학생들의 자살과 강압적인 학교, 답답하고 애가 타는 부모들, 한국 사회의 대학 교육 현실을 피부 깊숙히 현실적으로 풀어간 이 영화는 세 얼간이들의 유머와 볼리우드 특유의 춤과 노래가 함께 버무려져 진한 호소력을 더했다.



<명대사, 명장면>


“채찍질로 의자에 앉는 것을 배운 사자를 두고,

잘 훈련됐다고 하지 잘 교육됐다고 하지는 않습니다.”



공학에 대한 호기심으로 빛나야 할 명문 캠퍼스의 생활이 높은 점수를 받기 위해, 또 오로지 학생들의 대기업 취업률을 높이기 위한 공부 기계로 전락시키기에 급급한 대학교의 가슴 아픈 현실, 1위라는 의미가 무엇인지, 발명과 아이디어가 없는 공대를 어떻게 최고의 공대라고 할 수 있는지, 아니 왜 발명을 사랑하는 학생들이 얼간이로 취급되어야만 하는지 한국과 별반 다르지 않은 영화 속 현실에 한편으로 답답하기도 했다.



“두 다리가 부러지고 나서야 제대로 일어서는 법을 배웠습니다.”



라주는 힘겨운 가족 때문에, 가난에서 벗어나지 못할 것 같은 두려움 때문에, 끊임없이 펼쳐지는 생존 경쟁의 레이스에서 뒤쳐질까봐 매일 직장을 얻게 해 달라고 기도한다. 하지만 삶의 자락을 포기하고 다시 일어선 후에야, 비로소 신에게 더 이상 구걸하지 않고 현재의 삶을 주신 것에 감사하며, 앞으로 가치 있는 일을 위해 인생을 채워가겠다고 당당하게 대기업 면접관들 앞에서 자신의 주장을 피력한다. 같은 상황에서도 얼마나 긍정적인 태도를 갖느냐에 따라 전혀 다른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는 것을 라주의 힘찬 선택을 통해 가슴 뭉클하게 확인해 볼 수 있었다.



“공학자가 되면 아버지를 저주하게 될 걸요. 차라리 제 자신을 저주하겠어요.”



아들이 태어나는 순간, ‘공학자로 키우겠다’고 결심한 아버지에게 파르한은 차마 사진작가의 꿈을 말하지 못한다. 그는 가난한 사진작가가 된다면 자신의 선택을 저주할지도 모르지만, 공학자가 된다면 아버지를 저주하게 될 것이라며 아버지를 원망하는 삶을 살기 싫다는 정중한 부탁을 드린다. 결국 그의 아버지는 졸업선물로 준비한 신형 노트북을 카메라로 교환하기로 마음을 바꾼다.



“내가 왜 항상 1등을 하는 줄 알아? 난 기계를 사랑하거든. 내 열정은 공학이야.”



주인공 란초가 말한 1등과 성공의 비법은 열정이었다. 배우는 즐거움을 좇아 대학에 왔기에 실패에 대한 두려움도 스트레스도 없었다. 그는 친구들에게 자신처럼 즐길 수 있도록 열정을 따르라고 쉴 새 없이 말한다. 사람들은 좋아하는 일과 성공, 둘 중의 하나를 선택해야 한다고 생각하지만 그는 열정을 좇으면 결국 성공도 세트로 뒤따라 온다고 힘주어 이야기 한다.



대학 진학, 진로 문제를 두고 우리는 수많은 선택의 기로에 마주치게 된다.  안정된 삶을 살 것이냐? 아니면 자신의 열정을 좇아 설레임을 가득 품은 삶을 살 것이냐? 또 발버둥치며 끊임없이 노력할 것인가? 아니면 내가 선택한 진로 자체가 흥겨워 즐기며 나갈 것인가?



때론 생각지 못한 인생사 난관에 부딪혀 고민하기도 한다. 지긋 지긋한 가난이라는 불우한 환경의 족쇄, 때론 내가 원하는 꿈과 부모님의 기대가 상반된 데서 나온 예기치 않는 갈등이 그것이다.



그러나 영화에서는 긍정적인 태도와 관점으로 현재 선택한 열정에 푹 빠져, 성공이라는 성취를 함께 일구어 가는 유쾌한 결말을 이끌어낸다.



 우리 마을에 경비가 있었는데, 야간 순찰 때 이렇게 얘기했어. 

“All is well!” 그래서 우린 마음 놓고 잘 수 있었지.

 

그런데 도둑이 들었던 거야.

나중에 알고 보니 그 경비는 야맹증 환자였어!


“All is Well!"이라고 외쳤을 뿐인데, 우리는 안전하다고 생각 것이야.

그날 난 깨달았어. 


이 마음은 쉽게 겁을 먹는단 걸.

그래서 속여줄 필요가 있어.

 

큰 문제가 생기면 가슴에 대고 얘기하는 거야.

“All is well!”

 

그래서 그게 문제를 해결해줬어?

아니. 그런데 문를 해결해 나갈 용기를 얻었지.


기억해 둬.

나중에 꼭 필요할 때가 있을거야.


 

우리가 사는 한국 땅에서도 영화 속 이야기가 하루 빨리 이루어지길 소망한다. 자신의 꿈과 열정을 좇아 진로를 과감히 선택할 수 있길 말이다. “All is Wel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