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희망블로거기사/희망블로거 1기 기사

[국민이 설계하는 대학운동] 이야기가 모이면 희망은 현실이 된다, 스토리플랫폼을 시작한 이유!

이야기가 모이면 희망은 현실이 된다, 
스토리플랫폼을 시작한 이유!

정수현 (국민이설계하는대학운동 캠페인팀)






새로운 지식공유 문화를 만들어가고 있는 TED의 호흡력은 어디에 있을까. 그것은 아마도 어쩌면 익숙한 주제들을 매우 창의적으로 또한 본질적으로 다가서는 노력에 있을 것이다. 그런 면에서 TED는 매우 전략적이다. 18분이라는 한정된 시간에 연사들의 핵심 컨텐츠가 기승전결로 노출되고, 사람들은 비교적 매우 짧은 시간에 그것에 매료된다. 진부하지 않으면서도 정곡을 짚어내는 TED의 강점은 어디에 있을까? 단지 유명하고 특별한 경험을 가진 사람들의 경험과 지식을 공유함에 있을까? 꼼꼼하게 살펴보면 TED 컨텐츠의 핵심은 바로 '이야기'에 있다. 지금 벌어지고 있는 정치, 사회, 역사, 문화, 기술, 예술... 각 영역의 살아있는 내러티브가 사람들의 마음을 터칭하고 그것은 새로운 행동을 유도하는 원동력이 된다.


국민이설계하는대학운동의 캠페인팀 첫 사업인 '스토리플랫폼'은 바로 그런 모티브에서 시작했다. 이미 사교육걱정없는세상을 중심으로 관계 단체들의 교육전문가가 1년 가까이의 시간들을 빼곡하게 '대학'에 대한 모든 담론들을 검토하고 두꺼운 책으로 3권이나 펴낸 바 있다. 그 자료들은 매우 유효한 것이다. 하지만 그것이 국민들의 피부에 와 닿고 가슴의 막힌 것을 뚫어내기에는 한편 진입장벽이 존재하는 것 같다. 문제의식과 해결과정을 위한 '공감대 형성'은 딱딱한 자료들로 설명 해낼 수 있는 것이 아니다. 그것이 실제 당사자들의 호흡이 담긴 자기 '이야기'로 풀어내질 때 그것은 살아숨쉬는 언어가 된다. 스토리플랫폼이란, 바로 "대학을 바꾸면 이런 세상이 될 거야"라는 모든 상상과 희망에 대한 '꿈터'이면서 현실의 문제들을 짚어내는 책임있는 '이야기 공간'이다. 


현재의 사회가 순간 데이터 40헥사바이트라는 엄청난 정보의 분량을 소화하기 때문에 컨텐츠들은 한번 태어나면 그냥 흘러가버리는 미디어가 된다. 따라서 커뮤니케이션 전문가들은 앞으로의 정보소통은 '컨텐츠 큐레이션'이라는 방식, 비슷한 내용들을 묶어내 하나의 결로 엮어낼 수 있는 전략이 필요하다고 진단한다. 지금, 대학 이슈하면 한국사회는 '반값등록금'을 떠올리며 곳곳에서 비싼 교육비용으로 고통 받는 청춘들의 스토리들이 퍼져있다. 국민이설계하는대학운동은 이러한 흐름을 '대학체제 개편'이라는 본질적이고 궁극적인 목표로 묶어내는데 참여하고 싶다. 반값등록금 의제를 넘어 대학 전반에 걸친 국민들의 엄청난 내러티브와, 눈물 없인 들을 수 없는 사연들이 한 데 모여 놀라운 힘을 발휘할 것임에 확신한다.


'대학을 다시 디자인하자'라는 주제로 첫번째 스토리플랫폼이 열린다고 광고했을 때 7명의 시민 스피커가 지원했다. 주제를 받고 보니 딱 맞물리기 어려운 날이 선 주제들과 부드러운 이야기들이 혼재해 있었다. 마치 음악의 강약을 조절해 리듬을 만들어내는 것처럼 문제의식에 투철한 것들과 새로운 희망과 상상을 담은 이야기들을 적절하게 연결해보았다.  '대학 입시거부 선언'이라는 시원한 스토리와 여대생들의 '유쾌한 등록금 인하 프로젝트'는 그런 맥락에서 흥미롭게 읽혀졌다. 사립대의 심각한 폐해를 유발하는 '부실 법인을 고발'하는 발표와 '좋은 대학 100개 만들기'로 대학 체제의 구조적인 재편이 필요하다는 정책제안은 조화롭게 박자감을 만들기도 했다. 북유럽의 선진 교육 배경에 사회적 합의를 이뤄왔던 시민역사의 '통찰'과 선진국의 정치시스템 비례대표제의 확산의 '한국적 필요'가 스토리플랫폼의 처음과 끝에서 많은 공감을 얻어냈다.

첫번째 스토리플랫폼에 참석한 청중들은 "생각보다 재밌었다"라는 반응이었다. 교사이자 학부모인 한 참가자는 “학교에서 아이들에게 너무 길지 않지만 임팩트있는 정보나 강의를 공유해주고 싶었는데, 이러한 스토리플랫폼이 딱 맞는 컨텐츠인 것 같다”며 필요성에 환영하기도 했다. 또 어떤 분은 “스토리플랫폼을 통해 시민들이 제안한 의견들이 현실에 꼭 반영된다면 엄청난 성취감을 느낄것이고 그래야만이 '국민이설계하는대학운동'이라는 이름의 취지와도 맞는다”라며 기대감을 부여했다.  '대학을 바꾸자'라고 하면 괜시리 무겁고 진부한 흐름이라는 편견이 있었는데, 사실은 우리가 마음과 삶 한 켠에 묵직하게 두고 있었던 고민들이 이야기로 풀리며 일종의 '공감대'가 잘 형성되는 것 같았다.



두번째 스토리플랫폼 역시 '대학을 다시 디자인하자'라는 주제로 열린다. 아마 당분간은 대학을 둘러싼 우리 사회의 입시 시스템, 학벌과 서열구조, 대학교육의 질과 고등교육의 공공성 확대, 노동시장 진입의 공정성과 새로운 일자리 문화에 대한 전반의 이야기가 담아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스토리플랫폼 준비팀은 우리사회 곳곳에서 활동하는 교육혁신 그룹들과 개인들이 긴밀하게 연결되는 장으로서 역할하게 될 것을 바라며 그 분야에서 책임있는 시민들의 네트워크가 만들어질 것라고 전망한다. 더 많은 이야기와 사연이 모여야한다. 가슴에 불을 품고 있는, 새로운 상상력을 꿈꾸는 분들, 현실에서 희망을 살아내고 픈 모든 시민들에게 스토리플랫폼은 활짝 열려있다. 


■ information 

스토리플랫폼은 오픈된 강연들을 모아놓은 TED와 같은 방식의 미디어 아카이브 사이트를 운영하고 있습니다.(www.storyplatform.net) 공식 웹사이트에서 시민 스피커들의 동영상과 발표자료를 CCL(Creative Commons License, 비영리-동일조건) 방식으로 공유하고 있어서 자료를 누구나 다양하게 활용할 수 있습니다. 스토리플랫폼이 시민창안 대회의 성격인만큼 '대학플랜A'라는 기획팀을 모집해 점점 더 많은 시민들이 참여하고 의견을 수렴할 수 있는 공간으로 만들어갈 것입니다.  다음 스토리플랫폼 역시 ‘대학을 다시 디자인하자’라는 주제로 4월 중에 개최되며 시민스피커의 적극적인 지원을 기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