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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블로거기사/희망블로거 1기 기사

[국민이설계하는대학운동] "집 걱정없이 열공해야할텐데요..." 등록금보다 비싼 대학생 주거실태


"집 걱정없이 열공해야 할텐데요..."


등록금, 주거비 마련으로 공부 못해...  



이동희 (희망블로거 1기)





매서웠던 겨울의 추위가 점차 사그러들기 시작했다. 2월 말인 현재, 졸업시즌이 시작되어 여기저기에서 꽃다발을 들고 축하를 받는 졸업생들을 쉽게 볼 수 있다. 이는 곧 대학만 바라보며 묵묵히 공부를 했었던 수능생들이 대학생이라는 신분을 얻을 수 있는 입학식이 다가왔다는 신호 이기도 하다.


이렇게 축하받아 마땅한 입학식에 앞서 꿈많은 예비 대학생들은 대학생활을 시작하기도 전에 높은 등록금에 한번, 주거문제에 또 한번 충격을 받게 된다.  특히 타지에서 온 학생들에게는 주거에 대한 고민은 보통문제가 아니다. 기숙사에 들어가기가 하늘의 별 따기만큼이나 경쟁(학점순으로 기숙사를 배정하는데, 지난 학기 학점 4.2점(만점 4.5)을 받았다는 한국외국어대 배모(27)씨가 기숙사를 신청했다가 탈락했다고함)이 치열한데다 기숙사비도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대학 근처의 하숙이나 원룸도 월 50만원이 훌쩍 넘는다.


이에 한국토지주택공사(LH)와 SH공사는 지난달 부터 각각 ‘대학생 보금자리주택 사업’과 ‘대학생 전세임대주택’과 ‘희망하우징’이라는 제도를 본격 시행해 대학생 주거난을 풀어 나가겠다고 발표했다. 다음의 기사는 문화일보에서 2012년 1월 6일자에 실린 기사의 일부이다.



제목 : LH, 대학생 ‘3분의 1값 전세’… 집 걱정 말고 ‘열공’하세요


주거문제로 고민하는 대학생들을 위해 LH가 대학생 전세임대주택을 올해 1만가구로 확대 공급키로 해 희소식이 되고 있다. LH가 공급하는 전세임대주택은 주변 임대료의 절반도 안 되는 수준인 기숙사 비용 정도로 방값을 해결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올 신학기에는 최소한 1만명 이상의 대학생들이 주거 걱정 없이 대학생활을 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LH가 대학생들의 면학 지원을 위해 주거를 지원해 주는 사업은 크게 두 가지로 나뉜다. 2010년부터 시작한 대학생 보금자리주택 사업과 대학생 전세임대 지원사업이다. LH가 대학생들의 주거문제 해결을 위해 발 벗고 나선 것은 등록금이 천정부지로 오르고 전·월세 대란이 심각해진 2010년 7월. 이때부터 LH는 대학생들의 주거 지원을 위해 대학생 보금자리주택 시범사업을 추진했다. (중략…)



이 사업은 도심 내 최저소득층의 주거 지원을 위해 매입한 다가구주택(LH 보유 주택) 중에서 대학교 인근의 미임대 주택 및 원룸형 주택을 활용, 저소득가구 대학생에게 시중 전세가의 30% 수준으로 저렴하게 지원, 안정된 주거생활과 면학분위기를 조성하기 위해서 시행했다. 서울, 경기 및 6대 광역시(부산, 인천, 대구, 대전, 광주, 울산) 지역에서 145가구 251개 방을 지원했다. 대학생 보금자리주택은 보증금 100만원, 월임대료 평균 6만원 수준에서 최초 임대기간 2년, 1회 연장 가능하게 임대하여 최장 4년간 임대주택에서 거주할 수 있게 했다.



▲ 대학생전세임대주택 신청 1월 9일 LH서울지역본부에서 대학생전세임대주택 신청을 받고 있다.



다음은 해럴드 경제에 2012년 1월 26일자에 실린 기사의 일부이다.



제목 : SH공사, 대학생 임대주택 ‘희망하우징’ 268실 공급


서울시 SH공사(사장 유민근)가 오는 27일부터 대학생을 위한 임대주택인 ‘희망하우징’ 268실을 공급한다. 덕성여대, 명지대, 국민대 등 서울시내 10여개 대학 주변에 자리 잡은 희망하우징은 남학생용 116실, 여학생용 152실이다.



표-희망하우징 공급 현황▲ 희망하우징 공급 현황



이 중 원룸형 희망하우징은 54실로 고려대, 성신여대, 국민대, 서경대 등 대학이 많은 정릉동에 위치해 있다. 또 다가구주택형 희망하우징은 214실로 덕성여대 주변 72실, 명지대 주변 33실, 국민대ㆍ서경대ㆍ고려대 주변 25실, 홍익대 주변 20실이 마련됐다. 서울대, 건국대, 광운대, 서울여대, 총신대 주변과 강남구, 강동구 주변에도 64실이 공급된다. 원룸형은 1월말 준공을 앞두고 있으며 지하 1층∼지상 8층 규모에 로비, 공동세탁실, 휴게소, 옥외정원, 커뮤니티 공간을 갖추고 있다.



취지는 좋지만 이들 공공기관이 내놓은 대책은 비현실적으로 보인다. 까다로운 적용 조건 으로 실제 효과를 발휘할지의 여부는 미지수라는 지적이 많다. 대학생 전세임대주택은 LH가 전국 총 1만 가구의 전셋집을 빌린 후 대학생에게 보증금 100만∼200만원, 월세 7만∼17만원에 재임대하는 사업이다. 대학생 전세임대는 임차인(LH)과 입주자(대학생)의 지위가 분리되고, 주택관리 및 보증금 반환 등은 임차인인 LH 부담으로 수행한다. 해당 대학생은 직접 전셋집을 찾아서 LH에 계약을 요청하면 된다. 대상은 전용면적 40㎡ 이하, 부채비율 80% 이하이며 건축물관리대장에 주거용으로 분류된 주택이다. 전세금 상한선은 8400만원이며, LH가 최대 7000만원(수도권)까지 빌려준다. 광역시는 5000만원, 기타 지역은 4000만원이다.


LH는 지난달 20일 2.5:1의 경쟁률로 대상자 9000명을 확정했지만 대상자 대부분은 해당 물량이 부족하다고 아우성이다. 이번에 명단에 포함된 서울대 재학생 이모(24)씨는 “지난 일주일 동안 학교 주변인 신림동과 대학이 밀집한 신촌 일대를 알아봤지만 신청 조건에 부합하는 전셋집은 단 한 가구도 없었다”며 “전세 대신 월세를 내야 하는 원룸이나 하숙집만 즐비했다”고 말했다. 대학생 전세임대주택 당첨자 9000명 가운데  2월중 입주를 희망하는 학생들은 전체의 75%. 그러나 아직까지 절반 정도가 전셋집을 구하지 못한 상황이다. 실제 작년 10월 LH가 1000가구로 대학생 전세임대주택을 시범 실시했지만 실계약은 약 10% 수준인 107건에 그쳤다.


SH공사의 희망하우징도 역시 비슷한 지적을 받고 있다. 희망하우징은 보증금 100만원과 10만원 안팎의 월 임대료를 내고 살 수 있는 대학생 전용 임대주택이다. 좋은 취지지만 268가구가 주거난 해소에는 턱없이 부족한게 사실이다. 지난달 27일 268실(상반기)에 대한 입주자 신청 첫날 370여 명이 지원했다. 지난해에도 약 1000명 가량 몰리며 4대1의 경쟁률을 보였다. 서울시는 점차 늘리겠다는 계획이지만 희망하우징을 지을만한 땅이 부족하다는 점도 걱정을 더하는 부분이다.





하우징롸잇프로젝트 자료(2012)


대학생들은 등록금보다 비싼 주거비를 충당하기 위해 각종 알바, 과외, 막노동 등의 현장에 뛰어드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한 대학생은 언론과의 인터뷰를 통해 비싼 생활비(등록금과 주거비) 마련을 위해 정작 학업에 집중하지 못한다며 설토하기도 했다. 이런 이가 전국에 한 둘이 아닐 것이다. 최근 대학생 주거비 절감 '하우징롸잇 프로젝트'팀의 자료에 따르면 주거비가 전국 대학생들의 생활비의 50-60%를 차지하고 있으며, 40%의 대학생들의 주거문제로 고통을 호소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대학생 주거안정 이슈는 반값등록금 이상으로 중요한 '교육의제'이다. 우리나라의 고등교육의 주체들이 주거비 마련으로 그들의 학업생활에 지장을 받고 있다. 희망하우징과 같이 공공기관들이 저렴한 가격의 대학생 전세임대 등을 지원하는 것은 환영할 일이다. 하지만 근본적이 대책이 되지 못하고 있고 대학에서도 기숙사 정원을 늘려 주거문제를 해결하자는 강한 의지는 없어보인다. 대학생들이 주택 등 생활 걱정 없이 학업에만 열중할 수 있도록 하는 환경을 마련하는 방안이 시급하다. 대학 당국과 정부, 사회 모든 구성원이 머리를 맞대어 해결해야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