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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블로거기사/희망블로거 1기 기사

[국민이 설계하는 대학운동] 대학, 변화와 희망을 꿈꾸다

대학, 변화와 희망을 꿈꾸다 



김요한 (희망블로거 1기) 


 


2010년 3월, 고려대학교 교정에 붙은 대자보 하나가 시대의 양심을 찔렀다. 큰 배움도 물음도 찾을 수 없는 ‘대학大學’없는 대학에서, 나는 누구인지, 왜 사는지, 무엇이 진리인지 물을 수 없었다며 경영학과에 재학 중이던 김예슬씨가 자퇴 선언을 한 것이다. 그녀의 이야기는 매스컴을 통해 빠르게 퍼져나갔고, 많은 사람들의 공감과 격려가 쏟아졌다. 

그녀는 제도 교육을 충실히 받았고, 많은 이들이 선망하는 소위 'SKY'대학에 진학했지만 대학에서 진정한 배움을 찾지 못했고 자퇴를 결정했다. 쓸모 있는 상품으로 ‘간택’되지 않고, 쓸모없는 인간의 길을 ‘선택’하기 위해 대학을 그만둔다는 그녀의 선언은 우리 시대 대학과 사회에 큰 화두를 던진다. 대학의 본질에 대해 다시 생각해야 할 때가 온 것이다. 

 

김예슬은 말한다. 

"이제 대학과 자본의이 거대한 탑에서 내 몫의 돌멩이 하나가 빠진다.
탑은 끄덕없을 것이다. 그러나 작지만 균열은 시작되었다." 


김예슬이라는 작은 돌멩이 하나가 빠져도 탑은 끄떡없을 거라고 했지만 지금은 이 탑을 지탱하고 있는 모든 돌멩이들이 흔들리고 있다. 한마디로 대학이 무너지고 있는 것이다.
 

등록금 1000만원 시대. 고등학교를 졸업한 후 대부분 대학에 진학하는 시대에 등록금 걱정으로부터 자유로운 사람은 몇 안 될 것이다. 우리는 지금까지 교육을 받는 사람이 그 대가로 교육비를 지불해야 한다는 ‘수입자 부담 원칙’과 대학교육을 상품으로 보고 구매하게 만든 ‘시장원리’에 따라 대학 등록금을 지불해왔다. 그 결과 가정의 경제가 붕괴되었고, 사회적 양극화가 심화되었으며, 새로운 빈곤층이 탄생하는 악순환을 겪게 된 것이다. 
 


대학 서열은 고착화되었고, 비싼 등록금에 비해 대학 교육의 질은 떨어진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등록금으로 적립금을 쌓아가고 있는 대학들도 적지 않다. 등록금, 취업 문제로 학부모와 학생 모두가 고통 받고 있다. 이제 우리는 왜 상황이 여기까지 이르렀는지를 돌아보고 대학 본연의 모습으로 돌아가기 위해 어떤 가치들을 중요시해야 하는지를 살펴봐야 한다. 

박원순 시장이 쓴 <마을이 학교다, 검룡소>에서는 대안학교들과 공교육기관에서 이루어지고 있는 대안교육에 대해 소개한다. 이곳에 소개된 학교들은 더불어 사는 삶, 지역 공동체, 생태 등 사람이 살아가는데 소중히 여겨야 할 가치들을 교육하고 있다. 이런 학교들은 마음이 맞는 사람들끼리 모여 중요한 가치를 정하고, 그 가치를 실현시키기 위해 오랫동안 협동한 결과물들이다. 대학의 시스템을 대안학교처럼 바꿀 수는 없지만 이제부터라도 대학은 대학 본연의 모습으로 돌아가야 한다. 
 


대학은 더불어 사는 법을 가르치는 곳이다. 더 나은 개인이 되어 공동체를 생각하고 우리가 살아가는 사회에 기여할 수 있는 인재를 키워내는 곳이 되어야 한다. 이런 얘기를 하면 많은 이들이 너무 이상적인 꿈이라고 할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이제는 더 나은 꿈을 꾸는 사람들이 모여 대학 본연의 모습을 찾아가야한다. 함께 배우고 성장하며 끊임없이 질문을 던지고 배움을 얻는 곳, 사회에 기여하고 스스로의 삶을 개척해 나가는 법을 배우는 곳, 그곳이 우리가 꿈꾸는 대학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