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희망블로거기사/희망블로거 1기 기사

[국민이 설계하는 대학운동] <대학의 몰락> 리뷰, 나의 경험에 대한 연결고리를 제시한 책

대학의 몰락,
나의 경험에 대한 연결고리를 제시한 책

(서보명,'대학의 몰락',동연출판사,2011)


장윤정 (희망블로거 1기)  



희망블로거를 모집한다는 글을 처음 접했을때 ‘아!나도 뭔가 얘기하고싶다.’란 마음이었습니다.청소년진로현장에서 있으면서,졸업한 대학의 소식을 접하면서,그리고 2000년대 이후 대학을 졸업한 사회복지사들을 보면서 뭔가 아쉬움과 안타까움이 있었습니다.그런 아쉬움을 담고싶은 마음에 무턱대고 신청하고보니 갑자기 두려운 마음이 들었습니다.

‘앗!내가 대학현장에 있는 것도 아니고,전문가도 아니고,어떡하지?’이런 마음이 들때 저는 서점으로 갑니다.관심가는 주제에 대한 책을 읽다보면 그 주제에 대하여 깊이 해볼수 있고,그러면서 뭔가 말할수 있는 저만의 시각(관점)을 갖출수 있게 해주기 때문입니다.이렇게 생각할수 있고,관점을 가질수 있게 도와주는 책은 가볍지 않습니다.그런 책은 저자만의 가치와 철학이 책 전반에 일관되게 흐르고 있습니다.책을 읽는 동안 나의 경험들을 저자의 가치와 철학에 대입하여 생각해볼수 있고,‘아!이래서 그랬구나.’하는 반응을 줄수 있어야 합니다.



희망블로거를 시작하며 서점에 가서 ‘대학’이란 키워드를 검색하니 여러권의 책이 나왔습니다.책들을 비교하면서 두 개의 다른 시각을 볼수 있었습니다.'대학의 몰락'의 서보명 저자는 교육을 상품으로,학생을 소비자로 보는 시각을 비판하고 있었습니다.반면 한 블로거가 쓴 책에서는 대학생도 엄연한 소비자인데 제대로된 상품을 내놓지 못하는 대학은 문제가 있다는 식으로 이야기를 하고 있었습니다.두번째 책은 현재의 대학모습에 문제가 있긴 하지만,땜질식으로 보완을 해보자는 논리로 보였습니다.저는 그 정도의 땜질처방이 아닌 대학에 대한 생각의 전환을 요구하는 '대학의 몰락'을 선택했습니다.

저자 서보명은 한국인 1.5세대로 시카고 신학교 교수이며 신학과 철학강의를 맡고있다고 합니다.안식년을 맞아 한국의 대학에 방문했을때 본 한국대학의 현실을 바탕으로 이 글을 썼다고 합니다.그래서인지 이 책에는 미국의 상황에 대한 설명이 많이 나옵니다.그런데,그것이 우리나라의 상황과 많이 닮아있습니다.대학교때 사회복지학을 배우며 경계하던 미국식 신자유주의가 이미 우리나라의 제도와 사회 전반에 흐르고 있기에 그렇습니다.글로벌스탠다드란 기준을 갖다대며 우리나라의 정치,사회,제도적인 면들을 고쳐나갔기 때문일수도 있겠습니다.

책이 워낙 생각과 고민을 하게 만드는 책이라 빠르게 읽어나가기엔 너무 아쉬워 세번에 나누어 '대학의 몰락'에 대한 내용을 다루려고 합니다.

 

이번에 살펴볼 1장에서 저자는 대학의 현실을 말하고 있습니다.레이건 정부이후 미국대학에서는 대학을 평가하고,그 결과를 발표하며 이에 맞춰 차별화된 지원을 하는 일들이 벌어졌다고 합니다.또한 인문학은 점차 텍스트 중심과 리서치(연구)중심으로 변화하면서 전체로서의 인간,주체로서의 인간보다 분절화된 인간에만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고 합니다.

이 중에서 대학들이 마치 기업과 같이 경쟁하는 문제를 다룬 부분은 제가 경험한 것들의 원인으로 꿰어맞추기에 너무나 적절한 시각이었습니다.책을 읽어가며 '아,이래서 그랬구나.'라는 생각을 할수밖에 없었습니다.

제가 대학에 입학할때는 IMF구제금융 신청전인 1996년도였습니다.대학에 다니면서 IMF라는 것이 터졌다는 소식을 들었고,이후에 대학도 조금씩 변하는 듯 했습니다.대학원까지 가게되면서 BK21 이야기가 나오고,대학이 정부기준에 맞추기 위하여 자료들을 모으고 정리하는 것을 봤습니다.사회복지학과가 선도학과로 선정되면서 일방경이 있는 상담실도 생겼습니다.미국에서 공부한 교수님들도 두분이나 오고 뭔가 좋아진다는 분위기였습니다.그런 와중에 뉴스에서는 우리나라 최고의 대학으로 여겨지던 서울대학교가 세계에서 150위밖에 못했다는 결과를 내보내며 대학들이 문제라는 식의 보도를 내보냈습니다.또 제가 대학에 다닐때 학점과 교과내용은 거의 교수의 권한에 맡겨져있던 것이었는데,점차 학교의 기준에 따라 성적도 주고,교과내용도 구성하는 모습들을 보았습니다.

그러더니 얼마전에는 한 대기업에서 제가 다니던 대학을 인수했고,졸업을 위해 영어와 경영학을 모든 학생들이 듣도록 할거라는 총장인터뷰 기사를 신문에서 접할수 있었습니다.

제가 다니던 2000년대 이전의 대학은 뭔가 조용하면서,자유로운 느낌이었습니다.그러면서도 함께 해야할때는 함께하는 그런게 대학이었습니다.그런데,지금 제가 접하는 대학은 뭔가 분주해보이고,바빠보이기는 하는데 깊이는 없어보입니다.

 

저자는 대학의 자유는 시대와 비판적 거리를 유지하는 데에서 출발한다는 생각은 그 현실성을 의심하더라도 가치가 있다고 말합니다.기업정신이 마치 인류의 숭고한 정신 유산인 것처럼 이해되고,또 그렇게 믿기를 강요하는 시대에 대학은 그 정신의 역사와 한계를 말할수 있어야 한다는 것입니다.그런데,우리나라의 대학은 지금 그 거리를 유지하는 것이 너무 버거워보입니다.대학의 자랑거리는 학문의 깊이,자율성,인재보다는 취업률과 자산규모,건물크기가 되어버렸습니다.시장의 기준이 곧 대학의 기준이 되고 있습니다.대학에서 마케팅을 하고,더 많은 입시생들을 모셔가기 위해 교수들이 고등학교를 방문하며 홍보를 합니다.대학이 학생들을 소비자로 보는 그 관점이 보편화되어 거리두기가 너무 먼 야기처럼 느껴집니다.

요즘은 프로슈머라고하여 소비자가 직접 참여하며 만드는 것에 가치와 의미를 부여합니다.그런데 왜 대학만은 주체인 교수와 학생의 참여보다 기업과 시장의 논리가 그 방향을 지배하는 수동적인 모습에서 흔들리고 있을까요?

이 책의 다음장에서 이어질 대학의 역사와 철학을 다룬 내용이 그 답을 생각하게 해줄것이라 기대하며 '대학의 몰락'의 전반부에 대한 서평을 마무리해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