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희망블로거기사/희망블로거 1기 기사

[국민이설계하는대학운동] 학벌사회에 도전하는 오픈 에듀케이션

학벌사회에 도전하는 오픈 에듀케이션 


정수현(국민이설계하는대학운동 캠페인팀) 






▲ edX 발표현장 하버드와 MIT의 edX 발표현장. 왼쪽부터 MIT 교무처장 L. Rafael Reif, MIT 총장 Susan Hockfield, Harvard 총장 Drew Faust, MIT의 Anant Agarwal, and Harvard 교무처장 Alan Garber.

ⓒ Stephanie Mitchell(하버드신문)




지식의 오픈, 경계를 허물다 


IT의 발전이 교육혁신을 이뤄낸다는 전망이 돌고 있다. 지난 5월에 발표된 하버드와 MIT 의 'edX' 발표 때문이다. edX는 두 대학이 6000만달러(한화 680억원)를 출자해 전 세계의 학생들에게 무료 온라인 강의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오픈소스' 프로젝트다. 단순히 강좌 제공에 그치지 않고 토론과 실습, 시험까지 포함하며 학점은 없지만 수료자에 대한 인증서까지 발급한다고 한다. 이를 통해 양 대학은 온라인 학습자들의 글로벌 커뮤니티를 만들고 교습법과 첨단기술에 대해 연구를 이어갈 것이라는 포부를 밝혔다. 


하버드와 MIT의 이러한 프로젝트는 어느날 뜬금없이 튀어나온 기획이 아니다. 이미 교육계에서는 온라인을 통한 교육혁신, 그리고 새로운 학술 커뮤니티 형성에 대한 많은 실험을 해왔다. MIT는 2001년부터 오픈코스웨어(Open Course Ware, 공개강의운동)를 시작해 1900개의 강의를 무료로 개방했고, 버클리-콜롬비아-예일-조지타운-하버드가 'Academic Earth'스탠포드-미시간-프린스턴-유펜이 'Coursera'를 통해 일부 강의를 공개하기도 했다. 저명한 비영리재단이자 정기적으로 강연회를 여는 TED(Technology, Entertainment, Deisgn)은 '퍼뜨릴만한 가치가 있는 아이디어'(ideas worth spreading)이라는 주제 아래 500건이 넘는 강의를 온라인으로 공유하고 1억회가 넘는 조회수를 기록하는 세계적인 온라인 교육 플랫폼으로 자리잡았다. Youtube eduiTunes, skillshare, slideshare와 같은 플랫폼에는 각 분야의 탁월한 개인과 기관이 자신들의 경험과 지식을 체계적으로 아카이브하고 있는 등 오픈 에듀케이션은 한마디로 전세계적인 흐름이자 일상이 되고 있다.  






새로운 지식 네트워크, 대학을 오픈할 수 있을까? 


'오픈'의 패러다임을 예고한 책 <웹에서 배운다>에서 저자는 '열린 교육'이야말로 소수에게 독점화되어 있는 고등교육을 다수에게 확장할 수 있는 좋은 기회라고 역설한다. 한 사회에서 고등교육을 담당하는 '대학'이라는 기관이 공공성을 확보해야할 이유가 여기에 있다. MIT는 '오픈코스웨어'에서 'edX'로 이르는 열린 교육의 목적을 '지속가능한 이용자 커뮤니티'를 구축하는데 있다고 밝혔다. MIT의 탁월한 지식과 교육체계가 본 대학 학생들에게 머무는 것에 그치지 않고 시민사회와 공유될 때 더 큰 시너지와 안정적 발전을 이뤄낼 수 있다고 판단한 것이다. 이 흐름은 미국의 주요 대학들과 다르지 않다. 이는 대학의 공공성, 즉 한 사회를 책임지는 지식인들의 출현은 그 사회와의 역동 속에서 발생된다고 보는 철학 때문이다. 그래서인지 '오픈'의 흐름에 동참하는 대학들은 대학간의 협력과 학술교류에 대해 우호적이다. 일종의 새로운 네트워크가 '오픈 에듀케이션'을 매개로 형성되는 것이다. 




사진출처 : 숙명여대 SNOW


국내의 경우는 아직 활발하지는 않지만 일부 대학과 기관을 중심으로 '오픈 에듀케이션'의 실험을 시작하고 있다. 가장 열심인 숙명여대의 경우 'SNOW'를 통해 석학들의 강의를 온라인을 통해 보급하고 있고, 한양대는 'HOWL'을 통해 지식 생산자들과 수용자의 거리를 좁히는 생태계를 구축하고 있다. 하지만 본질적으로 대학 자체에서 개발되는 지식의 오픈은 적극적이라고 볼 수 없고 네트워크의 존재감이 크지 않다. 오히려 대학 밖에서 지식의 교류가 활발하며 커뮤니티를 구성하는 곳은 '수유+너머'와 같은 인문학 공동체나 청소년들을 중심으로 한 '하자센터', '인디고 서원'이라고 볼 수 있다. 하지만 이들의 지식과 교류를 공유하도록 담아낼 온라인 플랫폼은 아직 없어 접근성에 한계가 있다. 온라인 플랫폼 기술력을 중심으로 자체적인 지식과 정보를 잘 공유하고 있는 'CO-UP'이나 'TEDx'같은 팀이 확장성이 있는 모델로 주목할만하다. 이러한 실험과 도전들 속에서 완고한 학벌사회를 무색하게 할 새로운 지식 네트워크가 출현 할 수 있을지는 지켜봐야할 일이다. 



대학의 협력이 경쟁력이 되는 사회.


국민이설계하는대학운동의 '좋은대학100플랜'에서는 대학의 공공성을 높여야한다고 주장한다. 개별 대학 간의 공동협력체제를 구성하고, 학술교류와 개방을 위한 노력으로 '서열'이 아닌 '협력'으로 대학 간에 경쟁력있는 관계 맺자고 강조하는 것이다. 한편 MIT와 하버드의 협력과 같은 대학의 사회공헌을 보여줄 수 있는 모델들이 국내에도 나왔으면 좋겠다는 바람도 있다. 대학의 풍성한 지적 자원을 널리 공유하고 배움과 성장의 커뮤니티를 형성한다면 학벌사회를 무색하게 하는 새 판을 짜는 것도 불가능하지만은 않을 테니까. 



대학 간의 협력과 오픈 에듀케이션을 실천하는 것을 통해서 보다 풍부한 인적자원이 구축된다면 우리 사회 전반에 좋은 것 아닌가 생각해본다. 한편 학벌사회의 완고함으로부터 다음세대가 자유로워 질 수 있는 것 아닌가 기대도 해본다. 앞서 언급한 것처럼 세계는 지금 서로를 오픈하고 협력하며 함께 성장하는데 힘을 모으고 있다. 새로운 경쟁력은, 지속가능한 발전은 바로 이러한 문화 속에서 태동하지 않을까. 한국의 대학들도, 한국사회의 고등교육 문화도 그 흐름을 타고 새로운 네트워크로 거듭나길 희망한다



참고자료

<웹으로 배운다, 오픈 에듀케이션과 지식혁명>, 우메다 모치오-이이요시 토오루, (2011, 제이펍) 

<오픈코스웨어, MIT의 오픈전략>,  www.bloter.net/archives/19651 

<집 안에 앉아 '하버드, MIT 강의' 듣는다>, www.koreatimes.com/article/727626

<온라인으로, 개방으로 향하는 대학강의들>, www.purered.me/posts/1170 

<조용한 혁명, 오픈 에듀케이션>, www.bookdaily.co.kr/news/articleView.html?idxno=10046 

<열린교육, 오픈 에듀케이션>, www.scribd.com/doc/74131902/Open-Education

<좋은대학100플랜>, 국민이설계하는대학운동http://www.slideshare.net/peoplechange/100-12780143